오사카에서 만난 할아버지.
오사카에서의 일정이 거의 다 끝나 갈 무렵,
 영상이형과 마지막으로 도톤보리에서 타코야끼를 먹기로 했었다.

언제나 북적거리는 도톤보리의 메인 거리에서 잠깐 나가면
나오는 도톤보리를 옆을 지나는 하천과 그 위를 지나는 다리
그 곳에서 여유를 즐기며 타코야끼를 먹고 있었던 때였다.
우리가 그 할아버지와 마주친 건,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할아버지는 프로 볼러였고, 재일동포로
원래는 제주도 출신이라고 했다.
목소리에는 왠지 모를 활력이 넘쳤고, 요새는 적어도 언어는 3개는
해야 한다며, 일본어, 한국어, 영어를 섞어가며 우리에게 말을 하셨던 거 같다.
(물론 한국어는 그럭저럭이었고, 영어는....좀...그랬지만)

우리는 왜 주말 낮에 혼자 나와서 맥주와 오코노미야끼를 드시는지,
하시는 일은 무엇인지, 부인은 어떠신지, 일은 무얼하시는지를 물었고,
할아버지께선 어쩐일로 일본에 왔는지, 일본어는 어떻게 배웠는지등을 물으셨다.

처음에는 경계하던 영상이형도, 처음부터 전혀 경계하지 않던 나도
할아버지와의 대화에 조금씩 집중하기 시작했다.
대화에 집중할 수록 나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았다.
거친 손마디, 이런 저런 굴곡진 인생에 늘어난 얼굴의 주름살,
프로볼러라곡 소개는 했지만, 살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하신다는 말을 하시면서도
말투나 눈빛에서 느껴지는 자부심까지...

묘한 기분이었다.
동정이나 연민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그래도 왠지 가슴이 짠~해지는게...

10년전에 사별한 아내, 이제는 장성한 자식들과도 자주 만나지 못하지만,
자신의 꿈인 프로볼러로써의 삶을 위해 50이 넘도록 아르바이트를 하시는
재일교포이신 그 할아버지분...

그분과의 짧은 대화가..
한국으로 오기전 가장 기억에 남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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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타리마에 | 2009/02/15 22:15 | Feeling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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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t 2009/02/19 11:53
프로볼러가 뭔지해서 찾아봤네..
그런 일이 있었군요~!
Commented by akkira at 2009/02/26 00:51
참 행복해보이셨어

나도 행복해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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